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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걸리는 백신 2년만에 개발… 글로벌 제약싸움서 ‘보건안보’ 지킨다
2022.12.06
백신학 교과서에서 2020년은 역사적인 해로 기록된다. 백신은 에드워드 제너와 루이 파스퇴르가 썼던 약독화 백신부터 불활화 백신, 단백질 재조합 백신, DNA 백신,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까지 220년 동안 천천히 진화했다. mRNA 백신은 1970년대 미국 필 샤프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기초 원리를 개발했지만 상용화 속도는 더뎠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터지자 의과학자들은 ‘원인 미상’이었던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유례 없는 규모로 연구에 뛰어들었다. 몇 달 만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루는 유전자 구조를 낱낱이 알아냈으며 어떤 경로로 감염시키는지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앞다퉈 백신 개발 경쟁에 나섰다. 그 결과 약 1년 만에 코로나19 백신이 세상에 나왔다.
의료계에 따르면 백신 개발은 보통 10∼20년이 걸린다. 백신 개발은 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등 과정을 거쳐야 해 짧게 잡아도 최소 5년 이상 걸린다. 개발 비용만 수조 원에 달하고 성공 확률도 매우 낮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교과서의 모든 원칙을 뒤엎었다. 현존하는 모든 백신 기술과 개발 시스템이 동원됐고, 개발·생산·배분·접종까지 한 번에 이뤄졌다. 이에 백신 연구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제너와 파스퇴르의 백신과 더불어 3대 백신 개발로 꼽기도 한다.